6. 주체의학과 봉한학설

경락과 봉한학설

봉한학설은 동양의학의 근간이 되는 경락론을 입증하고 발전 방향을 제시한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봉한학설에서는 경락이 다른 조직이나 기관들의 역할을 유도하며 생명발생과 성장을 주관하는 핵심조직이라고 본다.

따라서 경락에 이상이 생길 경우 질병이 발생하고 경락의 기능이 감퇴함에 따라 노화현상이 일어나며, 경락의 기능이 정지하면 사망에 이른다는 것이다. 반대로 경락이 활성화하면 질병과 노화가 없어지고 생명을 연장할 수 있게된다는 것이다.

특히 봉한학설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경락 내 소체와 산알의 발견이다. 경락의 관 에서 발견되는 산알이란 말 그대로 살아 있는 생명체로서 자체 갱신운동을 통해 세포로 전환되어, 유기체의 생명력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기본물질을 말한다.

봉한학설의 창시자인 김봉한박사는 이와 같은 경락체계의 내부구조를 상세하게 밝힌 봉한학설을 정립했으며, 1966년 모스크바 심포니엄과 이후 일본에서 개최된 동서양 의학학술발표대회에 참가하여 봉한학설의 학술적 의의와 가치를 인정받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런데 학술 논문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인체를 대상으로 한 생체실험을 전개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기 시작했던 것이다. 설사 의학적인 견지에서 생체실험이 반드시 필요했다고 하더라고 인권적·도덕적인 관점에서 볼 때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었다. 당시 그러한 의견은 단지 김봉한 박사에 대한 비판을 넘어 북한 사회에 대한 질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또 김봉한 박사의 경락연구소에서 연구실장을 하던 사람이 경락에 침을 꽂으면 침이 돌아가는 것으로 보아 경락 내에서 전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하며 이를 김세욱현상 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그때는 이미 김봉한 박사가 이미 북창군 대동리에 위치한 13호 관리소로 끌려간 뒤였으며, 김봉한 박사가 처벌당한 공식적인 이유는 공명주의였다.

김세욱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이름을 붙여 의학발전의 공로를 독차지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표면에 드러난 이유일 뿐 실제로 김 박사가 격리차단 당한 근본이유는 생체실험 때문이었다. 물론 김 박사가 생체실험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락은 생명체에서만 발견되기 때문에 사체로는 실험이 불가능하였으므로 의학적 신빙성을 확보하려면 생체실험이 불가피했던 것이다.

경락의 실체와 생체실험

당시에 실험은 한 달에 두세 번 이루어졌고, 장소는 평양시 승호리에 위치한 정치범 수용소인데 규모가 매우 큰 곳으로 실험은 이 감옥에서 좀 떨어진 의무소에서 이루어졌다고 한다. 실험팀이 의무소에 도착하면 방안에는 서로 얼굴을 볼 수 없게 휘장이 처져 있고 연구진은 그날 실험에 필요한 인체의 부위, 즉 팔이나 다리 등만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생체실험이라고 하면 흔히 일제가 자행한 마루타나 독일의 유태인 학살 등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김 박사의 생체실험은 그런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고 한다.

실험 목적은 인체 내에 존재하는 경락과 산알 등을 확인하는 것으로 그와 같은 물질이 존재하는 조직의 일부분을 떼어내기 전에 어디에 봉한소체와 산알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연구진은 먼저 실험 부위에 색소를 입히면 봉한소체와 산알이 있는 곳에 반점이 나타났고, 그 부위를 작은 성냥갑만큼 떼 내는 것으로 실험은 끝나는데 이런 방법으로 경혈점을 제외한 인체의 79개 부위에서 소체를 떼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물론 생살을 떼 내는 것이기 때문에 고통이 없을 리 없었으며, 특히 손이나 발의 일부분을 떼어 낼 때는 마취 없이, 복부에서 떼어 낼 때조차 통증을 경감시키는 국소 마취만 실시한 상태에서 실험을 했기 때문에 실험 대상이 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극심한 고통과 공포감이 따랐을 것은 물론이다.

게다가 장기 내의 소체를 채취하는 경우에는 자칫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럴 때에 한해서는 사형수가 실험대에 오르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 박사의 생체실험은 개인적인 의지에서 행해졌다기보다는 오히려 당과 국가의 적극적인 자원 아래 의학발전을 위하여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김 박사의 봉한학설이 세계 의학계의 주목을 받게 되면서 동시에 생체실험 사실이 드러났고, 이에 따라 생체실험의 도덕적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북한체제 전체로 향하게되자 당은 그것이 두려웠을 것이며, 김 박사의 생체실험이 자칫 잘못하면 국가적 오명이 되기에 충분했다고 본다.

즉, 당은 북한이 인권 후진국으로 낙인찍히는 것을 면하기 위해, 그리고 북한 사회주의에 대한 국외의 선전선동 작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김 박사를 희생양으로 만든 것으로 볼 수 있다.

봉한학설- 그 위대한 발견

봉한학설은 동양의학 전통에서 말로만 전해 오던 경락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기념비적인 이론이다. 물론 과거에나 지금이나 논란의 여지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경락연구소에서 연구에 참여했던 분의 말에 의하면 연구진들은 생체실험을 통해 경락 내에 존재하는 물질, 즉 봉한소체와 산알을 추출하는 등 직접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봉한학설을 확신하고있다.

봉한학설은 경락 내에 존재하는 조직 순환체계를 이론화한 것으로, 단순하게 말하면 경락 내에 봉한관(경락관)이 있으며 봉한관 내에서 산알이라는 생명체가 만들어져 이것이 자가 증식을 통해 세포가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만약 봉한학설이 새로운 학설과 이론으로 검증되고 인정되면 양의학이든 한의학이든 세계 의학계가 발칵 뒤집히게 되어있다.

산알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 인체의 노화 방지는 물론이고 생명 연장까지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북에서야 공식적으로 사장되었다고 해도 봉한학설의 성과까지 부인할 수는 없기 때문에 동의학을 통해 어느 정도는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봉한학설에 근거한 대표적인 치료법은 빛을 이용한 치료방법이다. 빛 치료란 산알이 빛에 의해 증식되는 특성을 활용한 것으로, 병을 치료할 때 아시혈에 침을 찔러 산알이 나오게 한 후 빛을 쪼이면 산알이 증식해서 세포로 성장한다는 원리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북에서 시행하고 있는 이 정도의 응용만으로는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 탈북 의료인들의 의견이다. 더욱이 북에서는 이를 공식적인 봉한학설의 이름으로 행하지 않고 있기에 더욱 안타깝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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