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주체의학적 관점에서 본 남한의학의 문제점

자연요법을 중시하는 북한의학은 남한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북한 인민들의 경우 약물중독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북한인민들이 화학제품에 가까운 양약을 애용하지 않는다는 증거이다. 동시에 약에 의존하기보다는 몸의 생명력과 면역력에 의존하여 건강을 유지하려는 정신의 산물이기도 하다. 약의 오남용이 문제시되는 남한 사회에서는 이러한 부분에서 앞으로 중요한 문제로 제기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약의 오용과 남용이야말로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먹는 약이 오히려 해가 되는 결과를 가져오고, 근본적으로는 인간의 심신을 해치는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양의학과 동의학(한의학) 간에 협진이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양의학과 동의학은 어느 쪽이 더 우월한가 하는 논쟁을 떠나 근본적인 차이점을 갖고 있다.

서양의학은 병을 입증하는 물리적인 현상을 근거로 치료를 한다. 아무리 조기 치료를 한다고 해도 일단 각종 검사를 통해 병의 징후를 발견한 의사의 소견에 따라 치료하는 식이다.

그러나 동의학에서는 병이란 증상이 나타날 때도 있고 나타나지 않을 때도 있다고 보기 때문에 설사 병이라고 할 만한 증세가 없다 하더라도 오장 육부의 허실을 판단하여 기를 보하고 사하는 식의 치료를 한다. 굳이 차이를 단순화하여 정리하면 양의학은 발병 후 치료에 주안점을 두지만, 동의학은 병을 예방하고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따라서 양의학과 동의학 간에 협진이 가능한 시스템을 형성하면 그만큼 미리 병을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종합적인 진단과 빠른 회복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오히려 두 진영 간에 밥그릇 싸움만 치열해지고 있는 현재로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 이는 당연한 결과이다. 협진체제가 형성되지 않으면 서로 환자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싸움을 불러오게 마련이다.

이처럼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체제 아래서는 환자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가 힘들다. 서양병원이든 한의이든 환자의 치유를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이윤 추구가 전면에 등장하게 된다.

이윤 추구는 의료사고의 원인이 된다. 병원으로서는 적은 인력을 가동하여 많은 환자를 상대하는 것이 큰 이윤을 뽑을 수 있는 지름길이 되기 때문에 무리해서 진료를 강행하게 한다. 그 결과 오진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심지어는 주사를 잘못 놓아서 아까운 생명을 잃는 사고들이 발생한다.

동의학도 다르지 않다. 기계를 도입해서 맥을 짚고 모든 치료가 인간 중심이 아닌 기계 중심으로 돌아간다. 또한 이윤을 많이 남기려면 환자에게 의료수가가 비싼 검사와 수술, 혹은 약재를 선택하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병원측은 이를 암암리에 강요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의료 지식이 부족한 환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돈을 주고 검사와 수술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남한의 현실이다.

남한 사람들의 약물 중독 현상은 놀라울 정도이다. 꼭 마약을 해야 약물 중독은 아니다. 하도 약을 많이 써서 몸 안에 내성이 생겨 웬만한 약은 듣지도 않는 것, 그게 바로 약물 중독이다. 그런 점에서 현재 정부가 추진하려는 의약 분업은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시급하게 제도를 개선하려다 보니 정비되어야 할 것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아 초기에는 부작용도 생기겠지만 의약 분업 자체는 타당하고, 따라서 반드시 시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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