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김일성과 자연요법

김일성의 건강법

사람들은 김일성이 과연 무엇을 먹고 살았나하는 점에 아주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김일성은 최고급의 생활을 누렸지만 최고급이란 단지 비싸고 희귀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그는 일상에 자연요법을 도입하여 건강을 관리했다.

중요한 것은 그 어떤 자연요법이든 장수연구소를 통해 효과가 확실하게 규명된 것만 김일성에게 적용했다는 점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오목수요법과 신선베개요법, 그리고 향기요법이다.

신선베개요법이란 32가지 한약재가 들어 있는 베개를 베고 자는 것을 말하는데, 이는 두통, 혈압상승, 불면증 등 머리 병과 풍증을 치유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조선 세종 때 편찬한 의학 백과사전 《의방유취》에도 수록되어 있다.

오목수요법은 여러 가지 한약재를 이용한 목욕법으로, 역시 《의방유취》와 《동의보감》에 수록되어 있는 것을 장수연구소에서 도입한 것이다. 오목수요법은 특히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풍사를 예방하고 몸 안에 뭉쳐 있는 어혈과 화를 풀어 주는 데도 좋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때 남한에서 기쁨조를 양성해서 섹스 파트너로 활용했다는 등의 엉뚱한 소문이 난 적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고 입욕 치료법인 오목수요법이 호르몬요법으로 잘못 전해진 것 같다. 기쁨조 또한 만수무강조가 이상하게 소문이 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만수무강조는 김일성의 의복과 침구를 손수 만들고 관리하는 사람들로, 섹스 파트너와는 전혀 관계가 없었다.

향기요법은 여러 가지 꽃이나 나무 등 자연의 향기를 맡게 함으로써 심신을 맑게 하는 것인데, 김일성이 특히 즐겼던 것은 산삼꽃 향기였다. 산삼꽃이란 일반적인 꽃에 산삼 엑기스를 주입해서 산삼의 향내를 풍기도록 만든 꽃이다.

이 외에도 김일성은 음악을 통한 명상과 촛불 훈련 등을 통해 몸과 마음을 다스렸다고 한다. 현장에서 직접 녹음해 온 솔바람 소리, 파도소리 등을 들으며 명상에 잠기는 것이 음악 명상인데, 김일성이 가장 좋아하는 소리는 백두산 밀림을 뒤흔드는 눈보라 소리였고, 이와 같은 김일성의 음악 명상을 가리켜 북한 사람들은 수령이 위대한 구상을 펼쳤다 는 말로 표현한다.

김일성은 정신을 집중시키는 수련법으로 활용하였고, 당 간부 사이에서도 유행한 촛불 훈련법이 있는데 앉은자리에서 뚜렷하게 보이는 지점에 불붙인 초를 세워 놓고 15∼30초 동안 그것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것인데,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눈을 깜박거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집중해서 바라보면 귀에서 환청이 들리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되고, 이때 눈을 감아서 눈물이 흐르면 성공이다. 한 번 성공할 때마다 초의 위치를 점점 멀리해서 훈련을 반복하면 안구건조증 치료에 좋고, 무엇보다도 정신 집중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김일성은 장수연구소의 의료진이 독자적으로 개발했거나 혹은 의료진의 지시를 받아 8호 작업반에서 생산한 무공해 식품만 먹었는데, 김일성이 좋아한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재첩을 넣어 끓인 된장국이었다고 한다.

또 육류보다는 어류를 좋아해서 8호 작업반에서 기른 담수양어, 맑은 물에서만 자라는 산천어와 칠색송어 등을 즐겨 먹었다고 하며, 중국에서 먹어 본 이후 극찬한 상어 지느러미 요리와 사슴 힘줄 요리도 자주 식단에 올랐다고 한다.

또 물김치를 좋아해서 미나리, 참나물, 쑥갓, 콩나물 등으로 만든 7가지 물김치가 떨어지지 않았다. 신장과 뼈에 좋은 뿌리식물, 예를 들면 도라지, 연근, 우엉 등도 즐겨 먹은 음식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흔히 우리는 김일성이 산삼이나 몸에 좋다는 것은 모두 먹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 중에는 근거 없는 얘기들도 많다고 한다. 산삼만 하더라도 김일성은 분자원리를 이용해서 만든 산삼 꽃의 향기는 좋아했지만 그냥 산삼을 먹은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수무강조

김일성의 자연요법적 생활은 식(食)에서 그치지 않고 의(衣)까지 계속되는데, 김일성이 입을 속옷과 겉옷은 물론 덮고 자는 이불이며 방석까지 손수 짓고 관리하는 여인들이 있었는데 장수 연구소에서 이들을 '만수무강조'라고 불렀다고 한다.


김일성의 식생활이 자연요법에 의존했듯이 의복과 침구 역시 자연요법과 무관하지 않았기 때문에 통풍이 잘 되고 자극이 적어 피부 건강에 좋은 면과 명주 등이 의복과 침구의 소재로 활용되었으며, 베틀을 이용하여 옷감을 짜는 일부터 바느질과 자수를 놓는 것까지, 전부 만수무강조가 담당했다고 한다.

김일성은 화려한 것보다는 고전적인 것을, 고급스러우면서도 우아하고 무게 있는 것을 선호했기에 색상은 주로 흰색 아니면 검은색이었고, 속옷과 침구류는 거의가 흰색이었으며, 양복은 모두 검은색 계통이었다고 한다.

신선베개와 오목수요법

신선베개는 장수연구소가 개발한 대표적인 자연요법 제품 중 하나로, 《의방유취》문헌에 따르면 한무제(漢武濟)가 동방삭(東方索)에게 알려 주고, 동방삭이 다시 옥청(玉淸)에게 전해 주고, 옥청이 광성자(光聖刺)에게 전하고, 광성자가 다시 황제(黃帝)에게 준 것이라고 전해진다.

이 신선베개를 백 일 동안 베고 자면 얼굴이 환해지고, 일 년을 베면 몸에 있는 속병과 풍병이 호전되며, 몸에서 향기가 나고 눈과 귀가 밝아지며 흰머리가 검어지는 등 건강을 유지하여 장수할 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와 같은 문헌에 기초해서 신선베개를 만든 장수연구소는 임상실험을 거쳐 신선베개가 코골이와 축농증 등의 질환과 중풍 예방 및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리고 이것을 김일성 부자에게 헌납하여 그들의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준 바 있다.

장수연구소에서 개발한 신선베개에는 모두 32가지의 약재가 들어가는데, 이 중 24가지 약재는 1년 24절기와 상응하며, 이 외에 8가지 약재는 8풍에 해당한다. 여기서 8풍이란 천궁, 백지, 신이, 두충, 석창포, 고본, 마황, 과두인으로, 각각의 약재가 의학적인 효능을 지니고 있다.

천궁은 행혈약으로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기를 다스리며 순환계를 튼튼하게 한다. 풍을 내보내고 진정 작용도 하는 것으로 밝혀졌고, 백지 역시 풍한을 다스리고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도우며, 특히 백지에 함유된 algelichin coumarin 화합물은 미추신경과 호흡 중추신경 작용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오목수요법은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은 후 약재를 넣고 약물을 우려내어 목욕을 하는 입욕법으로, 역시 문헌 《의방유취》에 지골피(地骨皮)와 당귀(當歸) 달인 물로 목욕하면 온몸이 윤택해지고 기혈의 순행을 도와 건강 장수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이에 장수연구소는 동의병원 등을 통해 임상실험한 결과 오목수요법이 열린 모공을 통해 목욕물에 우러난 약재 성분이 흡수되면서 혈액 순환과 오장육부의 기능 활성화, 면역 작용에 매우 큰 효력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특히 오목수요법이 좋은 이유는 치료하고자 하는 병에 따라 각기 다른 약재를 쓸 수 있어 치료 범주를 넓히고 효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중풍제에 들어가는 대표적인 약재는 방풍과 창이자이다. 방풍은 풍한과 풍습을 없애며, 특히 상초의 풍을 없애는데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또한 풍으로 인한 두통과 사지통 치료에도 좋다.

차이자는 땀이 나게 해서 풍습을 없애며, 관절통과 관절염 등을 치료하는 데도 널리 쓰인다. 피부제에 쓰이는 대표적인 약재로는 인동화와 우방자가 있는데, 인동화는 성질이 차기 때문에 열을 내리고 독을 풀어 주는 효과가 있다.

또 여러 병원 미생물에 대한 억균 작용을 하므로 부스럼과 옴을 치료하는 데도 좋다. 우방자에는 Lignan 배당체인 arctin 성분이 들어 있어 억균 작용을 하며, 습진과 뾰루지, 부스럼 등을 치료하는 데 쓰인다.

자초화제는 일종의 정력제로서 간과 신을 보해 근골을 튼튼하게 하고, 성기능을 높인다. 여기서 쓰이는 대표적인 약재로는 지골피와 오가피가 있는데, 지골피는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할 뿐만 아니라 폐열을 내려 혈열로 피가 나는 것을 멈추게 하고, 오가피는 간과 신에 작용하여 풍습을 없애고 기와 정을 보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성기능을 높이는 데 쓰인다.

김일성의 사망원인

김일성은 태양인이지만 태음인에 가까운 태양인이라 특이체질로 분류되었다고 한다. 동양인 중에는 태양인이 드문 편인데, 태양인의 특징으로는 리더십과 카리스마가 강해서 우두머리에 적합한 점을 꼽을 수 있다.

김일성에게도 그런 풍모가 분명히 있었지만 태음인의 기질 또한 매우 강해서 가정적이고 아기자기한 면도 많았다고 한다. 그리고 대인관계도 부드러운 편이었고, 태양인에게 병이 오면 주로 당뇨와 폐결핵일 가능성이 큰데 김일성에게는 혈관계통의 병이 있었고, 그 중에서도 뇌동맥경화로 고생을 했다고 한다.

김일성의 사망 원인은 무엇보다도 충격과 이로 인한 스트레스에 있는 듯하다는 주장이 많다. 소련을 비롯한 동유럽 공산국가들이 하루아침에 줄줄이 몰락했으니 어찌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천하에 김일성이라고 해도 무기 중개소가 있는 유고가 무너지고, 루마니아의 차우세스쿠가 총살당하는 장면 앞에서는 마음의 평정을 잃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특히 유고의 붕괴는 노동 1호 미사일 등 무기의 판매 경로가 막히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충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당시 김일성은 뇌동맥경화증의 급격한 악화로 소출혈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한다.

또한 전후 사회주의체제를 확립하면서 인민들에게 잘먹고 잘살게 해주겠다고 호언장담한 것이 실현되지 않은 것에 대한 부담도 컸을 것이며, 그것이 새로운 체제를 확립하는데 필요한 선전용에 불과했다고 해도 수십년이 지나도록 경제사정이 별반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 스트레스로 작용했을 것이다.

김일성은 건강에 관한 한 항상 최선의 것을 취해 왔으나, 그렇다고 남한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그가 희귀하고 값진 것이면 무조건 취하고 보는 사람은 결코 아니었지만 몸에 필요한 것에 한해서는 최고급으로 무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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