⑥ 암을 이겨낸 사람들의 투병자세와 특징



암을 진단받고 같은 병실에 입원해 보면 암환자라는 공통점에서

쉽게 가까워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같은 병실에서도 환자마다

병에 대한 인식과 자세는 물론 같은 암이라는 공통 질병을 앓고

있음에도 그 질병에 대한 이해 정도가 각양 각색이고, 의료진과의

대화방식, 이웃 환자에 대한 태도 등등이 천차만별이다.

일정기간 입원을 끝내고 나면 서로 연락을 주고받게 될 정도로

가까워지기도 하고 소원해 지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또 암환자와 상담을 해 보아도 암이라는 질병에 대한 이해정도,

가족에 대한 생각, 의료진에 대한 인식, 삶의 기준에 대한 생각

등등이 사람마다 각양각색이고 천차만별이다.

그렇기 때문에 투병하는 자세도 각양각색이고, 투병결과도 다를 수

밖에 없다. 그 중에서 어렵다는 암 투병에서 승리한 분들을 보면

어느 정도 서로 공통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중에서 필자가

느낀 승리자들의 공통점 몇 가지를 골라 정리해 보았다.



죽음이라는 명제 앞에서도 마음의 평정을 잃지 않는 사람들이다.

거의 전부라고 할 만큼 암을 확진 받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상을 다시 보게 되고 모든 것이 멈춘 것 같은 상태가 된다. 암 환자들은 죽음이라는 명제를 놓고 싸우기 때문에 마음의 평정을 잃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의 평정을 잃지 말아야 하고 평상시와 다름없는 생활자세를 갖도록 노력해야 하지만 쉽지는 않은 일이다. 분노와 좌절이 엄습해 오고 이런 정신적 황폐는 암 투병을 어렵게 할 뿐이다.

이런 것이 일반적인 암환자들의 상태인데 반해 암에서 승리한 분들을 보면 죽고산다는 것에 대해 전혀 두려움 없이 그런 것은 이미 초월한 듯 크게 연연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다. 어느 정도는 해탈에 가깝게 죽음이라는 명제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분들이 이 분들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이제 암 투병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분들이라면 이런 마음자세가 선행되어야만 투병효과를 더 극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마음이 편하면 몸은 그에 따라가기 마련이다.


헛된 인연과 부질없는 욕심은 털어버리고 가볍게 사는 사람들이다.

죽음이라는 명제 앞에서는 나 혼자만이라면 아무 문제가 없는 일일지 모르지만 살아오면서 이 세상에서 맺은 여러 인연 때문에 힘이 든다. 모든 희로애락이 그 맺어진 인연으로부터 연유되고 대부분은 그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마련이다. 암을 이겨낸 분들은 이런 점에서 보면 독한 사람들이다. 질긴 오랏줄을 끊는 심정으로 물질에 대한 욕망, 헛헛한 인연의 아쉬움 등을 버릴 줄 알고 또 이미 버린 분들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을 반성하며 삶의 가치 기준을 바꾸고 참 된 삶이 무엇이며 죽음이 무엇인지 재정립해서 부질없는 헛 욕심과 인연에서 초월한 입장을 보이는 분들이 많다.


암에 대해 열심히 공부해서 치료 현실을 제대로 볼 줄 아는 판단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주변의 말들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거나 처해 있는 상황에만 급급해서 무분별하게 맹신하지 않는 분들이 많다. 회자되는 다양한 암 치료 방법에 대해 그 옳고 그름을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노력하고 얻은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든 분들이다. 모르고 실천하면 결국은 자기 몸을 임상 시험하는 꼴이 될 상황에서 암 치료의 현실을 바로 보고 판단하는 뚜렷한 주관이 필요하며, 이는 노력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또 이분들은 의사보다 더 많이 알려고 노력한다.
아는 것이 많아야 무엇이든 이루듯, 사업이던 직장 생활이던 모든 생활 속에서, 결국 아는 사람이 앞서 가기 마련이다. 시험에서의 낙제는 유급하거나 재시험을 치르면 그만이지만 투병에서의 낙제는 죽음이다.

암을 이긴 사람들 대부분은 현재의 암 치료 방법을 잘 파악하고 있다. 암이라는 질병과 싸우려면 결국은 암에 대하여 잘 알아야 한다. 의사는 직업이기 때문에 공부하지만 암 환자는 자기 생명에 대한 문제이므로 암에 대해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암을 모르면 암을 이길 수 없다.

내 생명은 내 스스로 책임진다는 각오로 투병생활에 임한 사람들이다.

암을 이겨낸 사람들 대부분은 현실을 직시하여 제대로 평가할 정도의 판단 능력을 키워나간다. 자신의 생명은 오직 자신만이 책임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이나 본인 이외의 사람에게 맹목적으로 의지하지 않고, 주관이 분명하게 서 있고, 그런 자세에서 치료법을 선택하고 실천한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엉거주춤한 자세는 가족이나 주변 사람을 더욱 어렵게 하거나 괴롭히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본인 스스로 결정하고 이를 실천으로 옮기는 리더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세운 계획은 어떤 일이 있어도 실천한 사람들이다.

투병 승리자들의 특징으로서 공통적인 것은 스스로 모든 투병 과정을 주관하고 그 결과에 대하여 후회 하지 않는다는 결연한 의지가 있다. 결심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게 아닌데’ 하며 마음을 바꾸거나 망설이면 본인도 불안할뿐더러 주변 사람에게도 걱정을 끼치게 된다고 생각하여 자신이 내린 결정에 대해 후회하지 않고 실천하되, 더 나은 치료방법이 확실하게 있다면 과감하게 바꾸고 다시 실천하면 되는 단호함도 있다. 이 분들은 자기가 세운 계획에 대해서는 어떤 경우에도 실천에 옮기는 끈질김이 있는 분들이다.

암 발병을 인생의 전기로 삼아 새로 태어난 사람들이다.

많은 분들의 표현 그대로 암 투병 중에도 새 사람이 된다. 승리자들도 같지만 더욱

확실하게 바뀐 사람들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이나 가치기준이 어떠했던 간에, 암 투병하는 분들은 사람이 달라지기 마련인데 승리한 사람들을 보면 정말 새로 태어난 사람들이다. 과거에 지위나 명예가 높았던 사람일지라도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기준을 과감하게 벗어 던지고 이 세상에 새로 태어났다는 각오 아래 모든 기준을 재 설립하여 살아간다.
암을 선고 받는 그 순간 한 인간의 인생이 새로 시작된다고 보아 틀림이 없다. 그것은 본인이 원하던 원하지 않던 암 환자들의 현실이다. 그런데도 과거의 인식과 생활방식,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

암 투병 승리자들은 암 이라는 질병을 전화위복의 시기로 받아 드리려고 노력한다. 실제 그렇게 되기도 한다. ‘짧은 인생을 살면서 이런 기회를 얻기도 어려운데 나는 삶의 대전환의 기회를 얻게 돼 참으로 감사하다.’ 고 생각하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중요함을 안다.

참 삶을 위한 이타행(利他行)의 행복을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필자도 돌이켜 보면 암을 선고 받기 전에는 오로지 내 가족과 나 자신만을 위해 살아온 이기행(利己行)의 생활이었다고 반성한다. 남을 위하는 생활을 해 보지 못한 사람이 암이라는 죽음의 강을 건너면서 인생의 목표를 바꿔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 인가. 필자도 암 환자를 위하는 일이라면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전에 맛보지 못했던 특별한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암을 투병 중인 환자들 대부분은 낫기만 하면 다른 환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생활을 하고 싶다는 말을 자주한다. 남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 받는 사람에게나 자신에게 만족감과 행복을 주는 일임을 투병 중 터득한 것이다. 나 아닌 남을 위하는 이타행(利他行)의 생활자세는 암을 투병하는 사람들에게 더 없는 치료제라고 생각된다.

암은 완치되는 게 아니라 잠재우는 것임을 깨우친 사람들이다.

암은 나았다고 방심해서는 절대 안 되는 병이다. 이 시대의 의료기술로는 보이지 않으면 나았다고 하지만 그 결과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암을 앓았던 사람은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항상 투병 중일 때와 다름없는 생활을 해야 한다. 건강한 보통 사람들 또한 어떤 의미에서는 암 예비환자라 볼 수 있다. 지금의 생활환경은 각종 질병을 발생시키는 원인들을 많이 갖고 있다. 게다가 불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스트레스로, 언제 암 발병이라는 뇌관에 불이 붙을지 모르는 긴장된 생활을 하고 있다.
암은 나았다고 해서 인체 내에 완전하게 면역력이 생기는 것도, 항체가 형성되는 것도 아니다. 암은 지속적인 주의와 관리로 재발되지 않도록 잠재우는 것이지 완벽하게 치유되는 질병은 아니라는 것에 대해 깊은 인식이 필요한 질병이다.

한국 암을 이겨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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