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두 암, 흔히 말해 코암이라고 생각하면 될까요?

 

비인두는 뇌기저에서 연구개까지 이어지는 인두의 가장 윗부분으로 비강(콧구멍)의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다. 인두는 비인두, 구인두, 하인두로 나뉘는데 이 중 비인두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비인두암이라고 한다. 코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암 중 하나이다.


비인두암은 대부분 Ebstein Barr Virus(EBV)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춘기 청년층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급성 인두염인 전염단핵구증의 원인 바이러스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이 매우 흔하게 감염되는 바이러스 중의 하나로 미국인의 약 95%가 이미 이 바이러스에 노출된 병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이다. 따라서 단순히 EBV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비인두암은 한국인들에게 일반적으로 많이 나타나는 암의 종류도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10만명 당 5명 꼴로 발병할 만큼 희귀암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중국 남부 지방에서 30배 가까운 발병률을 보이고 있고 이민 간 중국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인 대만, 홍콩,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높은 발병률을 보여 인종적 요인이 있을것으로 추정된다는 유전적 요인이 보고되기도 했으나 미국으로 이민 간 중국인 2세에서는 발병률이 줄어드는 것으로 보아 환경, 음악 등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환경적인 요인에는 분진·매연·중금속 등 유래물질에 오래 노출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만성적인 코의 염증, 불결한 위생 환경, 비인두의 환기 저하, 소금으로 절인 음식물에 들어 있는 나트로사민과 음식물을 가열할 때 발생하는 다환 탄화수소의 노출과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여지고, 음주와, 흡연, 비타민 결핍 등도 비인두암 발병을 높이는 요인으로 들 수 있다. 하지만 워낙 복합적인 요소에 의해 발병하는 질환이라 아직 발생 원인을 명쾌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

 


비인두암의 증상은 '코피'다?

 

비인두암이 발생하는 비인두는 중이 및 뇌기저부와 연결되어 있어 코의 증상 뿐 아니라 귀의 증상, 뇌신경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흔한 초기증상으로는 비인두의 해부학적인 위치가 이관과 가깝게 있어 귀에 물이 찬 것 처럼 먹먹하고 답답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성인에서 양쪽 귀가 모두 막히는 것이 아니라 좌우 어느 한 쪽 귀만 막히고 답답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여, 귀 검사와 함께 비인두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코의 출혈은 코피가 흐르듯 나오는 것이 아니라 코를 풀었을 때 피가 섞여 나오는 현상이 한 쪽 귀만 지속적으로 답답하고 먹먹한 느낌과 동반될 때 의심해 볼 수 있다. 목에 만져지는 혹이 있을 수 있으며 이런 경우 비인두암의 림프절 전이 소견으로 진단되는 경우이다. 비인두암은 경부 림프절 전이를 잘 일으키며, 비인두암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비인두의 해부학적 위치가 뇌기저 부위라서 근처에 인접해 있는 뇌신경 관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은 암이 뇌신경을 압박하거나 직접 침투하면 나타나는 증상이다. 그 중 외전신경에 장애가 생기면 사물이 이중으로 보이거나 삼차신경이 압박되거나 침범당하면 얼굴 한쪽이 쑤시고 아픈 통증을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비인두암이 상당히 진행됐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비인두암을 진단하는 방법은 조직검사

비인두암의 진단은 코 내시경과 비인두내시경 검사로 시작한다. 비인두내시경을 통해 종양이 발견되면 비인두 내시경을 이용하여 일부 조직을 적출, 조직검사를 시행하고 비인두암을 진단한다. 비인두암으로 진단됐다면 컴퓨터 단층촬영인 CT검사 및 MRI검사를 통해 국소 침범부위를 진단한다. 전신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양전자방출 단층촬영(PET)이 유용하게 많이 사용된다. EBV바이러스와 비인두암의 관련성에 근거하여 EBV바이러스에 대한 혈액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비인두암은 수술이 불가능한가요?

 

비인두암은 해부학적으로 수술적 접근이 어렵다. 다행히도 비인두암은 방사선 치료에 잘 반응하기 때문에 치료로 주로 방사선 요법이 행해진다.

1) 방사선 치료

비인두암 치료를 위한 방사선요법은 3차원 입체조형 방사선치료 및 세기변조 방사선 치료가 행해지며 이를 통해 암이 발생한 부위에 좀 더 많은 방사선량을 집중시키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한 뇌간, 척수 등을 보호하면서 이하선이나 하악골 등에 조사되는 방사선량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되었다. 비교적 효율적인 방사선 치료가 가능해진 것이다.

2) 수술적 치료

비인두암이라고 해서 수술적 치료가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비인두암이 발생하는 부위는 앞에서 말했듯 수술로 제거하기 어려운 부위이고 방사선 치료에 경과가 비교적 좋은 암이지만 재발한 경우에는 추가적인 방사선요법이 불가능 하거나 방사선 요법 후에도 재발한 경우 그 부위가 작고 제한적이라면 수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3) 항암제 치료

진행된 비인두암의 경우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방사선치료와 병행하여 동시에 진행하는 방법을 고려한다.

 



비인두암을 예방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예방법이라기 보다는 보다 나은 치료결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조기발견이 최선이다. 지속적으로 생기는 한쪽 코 막힘, 귀 먹먹함(이충만감), 경부의 종괴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코 내시경과 비인두내시경검사를 시행하고 조기 진단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암의 국소침범이나 전신전이가 이루어지기 전에 치료하여 치료결과를 향상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비인두암의 발생이 EBV바이러스 및 불경한 위생이나 음식 등과도 연관되었을 가능성도 보고 되고 있어 평소 개인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방사선 치료 후유증으로 침 분비가 잘 되지 않는 구강 건조증과 미각 상실, 이관 기능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비인두암의 경우 방사선 치료 부위가 구강쪽이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다. 적절한 수분섭취와 고른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저작권자 © 암스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