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상한 마음이 병을 만든다.

인체의 어느 부분이 건강하지 못하고 상(상)한 것을 질병이라고 한다. 물건이나 사람이나 속이 상하거나 썩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흔히 “속상해 죽겠다” “속이 썩어 못살겠다”는 말을 쓴다. 여기서 속이 상한다는 것은 몸이 병이 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트레스가 암의 주원인이다.

암의 발병원인에 대해 중금속, 전자파, 농약, 공해 등등 다양한 원인들이 지적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해서 비록 건강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어느 정도의 암세포가 매일 생기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생긴 암 세포들이 모두 종양으로 되어 누구나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암 세포가 생성되었다고 하더라도 인체내의 면역계가 이를 제거해버리면 암 종양이 생기지 않는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면역 세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암세포가 제거되지 않고 어떤 장기에 자리를 잡고 착상한 다음 커져서 암 종양이라는 선고를 받기에 이른다.


그렇다면 왜 어떤 사람들은 면역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걸까? 여기에 대해 많은 학자들이 심리적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필자는 그 동안 수많은 암 환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 분들이 암이라는 선고를 받기 몇 년 전 또는 그 보다 훨씬 오래 전에 극심한 충격을 받고 고심하고 괴로워하고 분노하는 과정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령 가족의 사망, 사업실패, 예상치 못한 부도, 믿었던 사람으로부터의 배신, 갑작스러운 실직 등등이 주된 메뉴였다. 통계를 내지는 않았지만 몇몇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가 이런 정신적인 충격으로 마음고생을 겪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음은 육체에 직접 작용한다

도대체 ‘마음’이란 무엇인가? 실체적이고 물질적인 육체와는 관계없이 그 사람의 판단이나 의지, 인식하는 것들을 마음이라고 한다. 이처럼 마음은 육체와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만, 그 마음은 육체에 대해 직접적으로 작용한다. 즉 사람의 마음이나 생각은 몸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마음이 아프면 곧 몸이 아프게 된다. 슬픔에 빠지면 식욕을 잃게 되고, 화내고 흥분하면 심장이 뛴다. 공포심을 느끼면 힘이 쭉 빠져나가 다리에 힘이 없어진다.


한의학에서는 분노, 원한, 질투 등의 감정은 간을 상하게 하고, 그것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위장과 비장까지도 손상시킨다고 한다. 잊기 어려운 큰 슬픔이 계속되면 폐 기능의 조화가 상실되고, 걱정이 지나치면 정신질환이 생긴다.

건강 파수꾼 면역체계는 정신상태와 직결된다.

현대 의학도 스트레스를 질병의 중요한 원인으로 이해한다. 그래서 질환에 ‘신경성’이라는 단어를 붙이기도 한다. 마음이 육체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직 정확한 해답이 제시되고 있지는 못하다. 다만 우리는 막연하게나마 사람의 마음 상태에 따라 병이 들기도 하고 또 병든 몸이 낫기도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현대의학에서도 마음이 면역체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식하고, 육체와 마음의 연결고리를 과학적으로 인식하고, 육체와 마음의 연결 고리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리의 모든 생활이 마음먹은 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아마 그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현대의 생활환경에서 피할 수 없는 크고 작은 스트레스에 의해 생기는 마음고생은 결국 여러 질병을 일으키고,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고 있지만 최첨단의 방법을 동원해도 마음에서 비롯된 질병을 제대로 짚어내기가 어렵고, 치료하기도 어렵다. 마음으로부터 온 병은 환자 스스로의 정신적인 각오와 마음자세가 제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같은 환경에 있더라도 생각이 변하면 얼마든지 달라 보일 수 있고, 같은 일을 하더라도 어떤 마음 자세를 갖고 일하느냐에 따라 신명날 수도 있고 짜증만 날 수도 있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기심에 차있는 우리들은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은 하지 않은 채 모든 것이 내 생각대로 되기만을 바란다. 그래서 상대방만을 변화시키려 애쓰다가 뜻대로 되지 않으면 실망하게 되고, 불평과 불만, 원망이 쌓이고 더 나아가서는 절망하고 분노하게 된다.

분노의 마음이 면역력을 약화시킨다.

사람의 육체는 조직들이 서로 균형을 유지하려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이것을 몸의 ‘항상성(항상성)이라고 한다. 우리 몸은 인체의 균형을 깨는 외부요인에 대해 항상 대항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고, 이미 균형이 깨진 상태에서는 몸을 정상으로 환원시키려는 무기를 갖고 있다. 이 같은 인체 스스로의 방어시스템을 면역체계라고 한다.


이 면역체계는 매일 수많은 암의 공격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준다. 우리 몸안에 면역체계가 작동됨으로써 우리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많은 병이 원인들을 물리치고 건강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동양의학은 전통적으로 인체의 면역기능을 중시해 왔으며, 현대의학에서도 마음의 상태가 면역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증명한 놀라운 연구결과를 많이 가지고 있다.


학자들은 스트레스나 감정에 의해 뇌가 영향을 받게 되고 이것이 곧 면역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혀냈다. 부인을 잃은 남편들의 면역반응 측정에서 부인 사망 후 2개월 동안 면역기능이 현저하게 저하되었고, 몇몇의 경우 10개월이 경과된 후에도 회복되지 않았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이는 심리적 상태와 면역체계의 변화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증거이다. 정신적 충격이 인간의 마음을 부정적 감정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하고 지속적인 스트레스 상태에 있게 함으로써 면역기능을 더욱 더 저하시키는 것이다.

의학적으로도 정신자세는 면역에 직접 영향을 준다

마음과 몸의 관계에서 ‘호르몬’이라고 하는 물질이 연락병 역할을 한다. 그리고 호르몬과 신경전달 물질이 다양한 스트레스에 의해 반응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확인되었고, 앞으로도 더 많이 발견될 것이다.

호르몬 분비체계의 과정을 보자. 사람이 어떤 자극을 받으면 시상하부에서 호르몬 분비 조절 신호를 보내고, 이 신호에 따라 뇌하수체는 마스터호르몬을 생산하고, 마스터호르몬은 혈류로 유입되고, 유입된 마스터호르몬은 다른 내분비선을 자극하여 특정 호르몬을 생산하게 되며, 생산 분비된 호르몬은 해당 표적세포와 결합하여 세포핵에 정보를 전달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을 담당하고 있는 세포들인 임파구의 수와 기능이 저하되고 NK 세포수와 T세포수가 감소된다. 그러나 긍정적이고 만족감을 느낄 때는 림프구의 수와 기능의 증진과 NK 세포의 활성 및 면역 반응이 증가되는 것은 의학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다.

세상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세상은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지옥이 될 수도, 천국이 될 수도 있다. 나보다 못 사는 사람과 나를 비교하면 나는 잘 사는 축에 속하고, 일찍 죽은 사람과 나를 비교하면 나는 살아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존재인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각자의 선택이다.


이런 일화가 있다. 어느 목사님이 이 세상에서 가장 평안한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다가 도저히 결론을 내릴 수가 없어서 유명한 화가들에게 가장 평안함을 느낄 수 있는 그림을 한 장씩 그려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그랬더니 어느 화가는 화창한 봄날 초원의 싱그러움을 그린 그림을 보내주었고, 어느 화가는 푸른 하늘을 그린 그림을 그렸으며, 잔잔한 호수에 낚시를 드리우고 한가하게 낚시를 하는 그림도 있었다.


그런데 보내온 그림 중에 광풍이 몰아치고 뇌성병력이 치며 비바람이 부는 속에서 바위를 지붕 삼아 그 밑에 작은 새 한 마리가 조용히 않아있는 그림이 있었다. 이 목사님은 그 그림을 가장 평안한 상태를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되어 그 그림을 선택하였다고 한다. 물론 사람에 따라 선택기준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이 그림을 선택한 목사님에게서 무엇을 배우고 생각할 수 있을까?

푸른 하늘에도 생각 못한 비구름이 몰려 올 수도 있고, 고요한 호수에도 바람으로 파도가 일어 낚시를 걷어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화창한 봄날이 계속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가을의 낙엽 지는 날도, 북풍이 몰아지는 엄동설한도 있는 것이다.


우리 인생살이의 긴 과정에서는 갑자기 생각하지 못했던 어려운 상황이 돌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 생겨서 속을 썩히고 마음을 상하게 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이런 어려운 일이 닥칠 때에 어떻게 마음을 다잡아 갖느냐에 따라 속은 썩힐 수도 있고 마음을 상하지 않고 그냥 넘어 갈 수도 있다.


이것이 그 사람의 마음 자세이다. 그래서 만병은 마음에서 오고 가는 것이라고 했던가 보다.

한국 암을 이겨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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