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과 음식

암 환자는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하나 골고루 먹는게 좋은가

특별한 경우만 아니라면 골고루 잘 먹도록 노력하라.
암이 의심되어 병원에 가서 암 판정을 받은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의 하나가 이유 없이 체중이 줄어드는 것이다.


암 종양을 찾아내는 양전자 촬영 검사 기술인 PET촬영의 원리는 암 종양세포가 다른 정상세포보다 포도당 흡수율이 월등하게 높은데 착안하여 만들어진 기계이다. 포도당에 방사선 물질을 입혀 일정시간 동안 온 몸에 포도당이 공급되게 한 후 전신을 촬영하여 얻어낸 영상자료로 가장 집중적으로 포도당을 흡수한 부위를 찾아내어 암 종양을 가려내고 판독해내는 검사기술이다. 즉 암 종양은 정상세포에 비해 월등히 많은 영양 물질을 흡수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다.


암 환자는 종양이나 암세포가 많은 양의 영양 물질을 암세포에게 뺏기게 된다. 따라서 암 환자의 영양 상태를 보면 빈혈이 있거나 영양실조 상태인 경우가 많다. 근육층에 저장되어 있는 영양물질을 암 세포에 빼앗겨 몸이 마르게 되고 체중이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암 환자는 잘 먹어야 된다.


어떤 사람은 암 환자가 음식을 잘 먹으면 그 영양물질이 암 종양을 키운다고 하여 소식을 하라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그러나 체내에 영양물질의 보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부족한 영양분을 근육 층에 저장된 영양물질로 대신하게 되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암 환자들이나 가족들 간에 많이 회자되는 이런 소식(小食)주장은 근거가 없고 타당성도 없는 주장이다. 환자나 가족들은 “의사가 아무것이나 고루 잘 먹으라고 하는데 그렇게 하면 암세포만 키우는 것 아니냐?” 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전적으로 의사의 권유를 따르는 것이 좋다. 근거 없이 나도는 속설은 믿지 않는 것이 좋고, 암 환자는 어떻게 하든 잘 먹도록 해야 한다.

체력이 따라줘야 치료도 받을 수 있다

암을 치료하는 약들은 대부분 독성이 크거나 부작용이 많다. 한약도 예외가 아니다. 필자가 중국에서 중의학 처방을 받아 복용한 약에 독성이 강한 성분이 들어 있다는 것을 복용 후에 알았는데, 그 약을 처방한 의사는 독성을 중화하는 화제도 썼지만 그 약에는 식욕을 돋우는 약재들을 다량 포함시켰다고 했다.

그래서 그랬는지 중의학 약을 먹을 때에는 체중이 늘어나고 혈색이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결국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약은 약일 뿐이므로 체력이 버텨주지 못하면 약을 제대로 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약성이 인체 내에서 제대로 작용할 수도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몸을 먼저 보하고 그 다음에 약을 투여해야 한다는 동양의학적 이론은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서양의학적 화학약물은 공격적인 면에서는 효과를 발휘하지만 대부분 부작용이 따르므로 환자 스스로가 체력유지에 노력해야만 치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치료 자체를 제대로 받을 수가 있다.

근거 없는 말에 귀 기울이지 말고 잘 먹어라

앞에서 지적했듯이 암 환자가 음식을 잘 먹으면 암세포만 키우는 것 아니냐, 혹은 고기를 먹으면 종양이 커진다거나 보신탕을 먹으면 상태가 더 나빠져서 안 된다는 말들도 있다. 어떤 사람은 다리가 여럿 달린 오징어나 낙지를 먹으면 암세포가 그 모양대로 커지니 먹지 말라고도 한다.


이와 같은 말들이 근거가 정확하다면 절대 먹지 말아야 하겠지만 사실 아무런 근거가 없는 속설일 뿐이다. 과거에 필자가 어렸을 때는 여자가 오리 고기를 먹으면 아기 발가락과 손가락이 오리발 같이 생긴 아기를 낳는다는 속설이 있었다.

오리 고기가 흔해진 요즘 여자가 오리고기 먹어서 말이 오리 물갈퀴 같이 생긴 아기를 낳았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필자는 어머님이 살아계실 때는 보신탕을 먹지 않았다. 생전에 어머님이 먹지 말라고 당부를 하셔서 어머님의 말씀을 거역하지 않는다는 생각에서 먹지 않은 것뿐이지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 후 어머님이 돌아가신 후에도 개고기를 먹지는 않았다. 어머님이 돌아가신 후에 먹지 않은 것은 돌아가신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다. 불효한 식이 때 늦게 어머님 생각에 먹지 않았을 뿐이다.


그런데 암을 진단 받고 투병을 하면서 그것도 진단 몇 년 뒤 수술을 하고 난 다음 자식들의 권유로 체력 유지를 위하여 개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필자가 경험한 바로는 체력유지와 회복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투병 경험으로 보아 근거 없이 떠도는 속설에 우와좌왕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는 생각이다.


한국 암을 이겨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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