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HOME > 암지식백과 > 전문가 칼럼 > 건강 일반 칼럼

[정겸 칼럼]건강한 내 육신 건강할 때 더욱 사랑하자
관리자 2017-03-31 오전 8:44:47

청명을 열흘 앞둔 토요일, 햇살이 제법 따갑다. 종달새들은 짝짓기를 하기 위해 저마다 특유의 울음으로 봄 하늘을 어지럽히고 있다. 따비밭 언저리 둔덕은 어느새 푸른 기운으로 가득 차 있고 달래, 냉이를 캐는 아낙들의 웃음소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한 계절을 시작하는 전령사처럼 내 귀를 편안하게 한다. 농사철을 맞아 호박 심을 구덩이를 서너 군데 파고 다시 괭이를 높이 쳐드는 순간, 갑자기 왼쪽 어깨에서 우두둑 소리가 나고 왠지 불편하더니 통증이 심하다. 그냥 견디고 있다가는 더욱 심해질 것 같아 읍내 병원을 찾았더니 어깨회전근개골에 염증이 생겼다 한다. 갑자기 나의 육신에 대해 어떤 감성이 내 마음을 흔들며 지나갔다.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신체라 함은 우리의 세계를 구성하는 커다란 이성이라고 말했다. 인간은 전적으로 신체일 뿐, 그 밖의 아무 것도 아니며, 영혼도 결국 신체 속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정신 또는 영혼이라고 부르는 것 또한 우리 몸의 물리적 도구의 하나일 뿐, 육신이야말로 우리의 존재, 그 자체라는 것이다. 하기야 몸이 지치거나 아프면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을 뿐더러 세상만사가 다 귀찮고 전혀 유쾌하지 않다. 책을 읽거나 집중할 수 있는 것도 신체적인 감정과 의지가 반드시 개입되는 것이다. 아울러 니체는 유명한 그의 저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통해 "그대의 사상과 감수성 뒤에는 강력한 지배자가 있다. 그대가 모르는 그 현자의 이름은 ‘본래의 나’다. 그대의 육체 안에 그가 살고 있다. 그대의 육체가 바로 그 사람이다. 진정한 자신은 몸 안에 들어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신과 영혼을 인간 그 자체라고 여기고 육체는 최대한 멀리하며 육체의 욕구는 가능한 억제해야 한다는 것에 강력한 반기를 든 니체는 그래서 전적으로 영혼의 자체인 신을 죽여야 했던 것이다. 중세 유럽에서 신은 인간의 삶 전체를 지배하는 절대자였기 때문에 인간의 육체는 통제해야 할 대상이었다.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들이 인간의 몸을 찬미하는 작업을 시작한 것도 정신보다는 삶을 버텨내는 육체의 중요성을 우선했기 때문이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이나 미켈란젤로의 조각 ‘다비드상’은 육체의 아름다움을 극찬한 하나의 예술작품이다. 우리가 ‘본래의 나’라고 인식하는 자아는 우리의 육체 안에서 자라고 성장하는 것이다.

 

 

 우리의 몸은 그냥 살덩어리가 아니라 이성과 육체, 의지와 감정을 모두 포함하는 통일체인 것이다. 신체라는 땅 안에서 우리의 의지들이 서로 경쟁하고 싸우면서 우리가 ‘본래의 나’라고 부르는 자아가 변화하고 건전하게 만들어져 간다. 신체는 커다란 이성으로서 우리가 원하는 목적을 향하도록 관점을 설정하고, 이성이라고 부르는 ‘작은 이성’, 즉 정신에게 그 관점에 따라 해석하도록 명령하는 커다란 판단체인 것이다.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욕망과 의지들이 신체 안에서 서로 경쟁하면서 우리의 ‘자아’는 계속 변화해 간다. 그러므로 변화하는 존재인 우리 인간에게 고정된 하나의 실체와 자아는 없다고 한다. 수많은 의지와 감정이 매순간 우리의 신체 안에서 서로 힘을 겨루고 싸우면서 신체의 주인이 되고자 한다. 그래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싸우다가 갈등이 조정되고 일시적인 평화를 찾을 때 우리의 신체는 하나의 ‘자아’를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 자아는 특정한 힘의 의지가 승리한 결과이다.

 

 

 육신의 고통 속에서 영혼과 정신이 성장한다고 믿었던 것 같다. 몸이 있다는 건, 살아 있다는 증거다. 죽는다는 것은 몸이 없어지는 것이며 더 이상의 의지와 감정의 변화를 거부하고 멈추는 것이다. 그러니까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긴다는 것은 내 신체의 모든 부분을 소중히 여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건강한 신체는 젊었을 때부터 가꾸어야 하며 건강한 내 육신은 건강할 때 더욱 사랑해 줘야 한다.

 

 

<저작권자 ⓒ 기호일보 (http://www.kihoilb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쓰기
관리자    [전문의 칼럼] 20대 유방통증 '심리적 안정' 통해 호전되기도
관리자    [건강칼럼] 해운대자생한방병원 정호준 원장 "봄날, 건초염 주의해야!"
글쓰기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