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질병의 징후는 조기에 알아내야 효과적인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지만, 불필요하게 검진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 특히 갑상선암의 경우, 사망률은 높지 않은 반면 발병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조기 검진의 필요성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건강한 성인은 갑상선암 조기 검진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점을 또 한번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예방의학 전문의와 역학조사관 등으로 구성된 비영리조직인 미국예방서비스태스크포스(USPSTF)는 목의 혹, 목소리 변화 같은 의심 증상이 없는 성인이 갑상선암 진단 검사를 받는 것은 득보다 실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고 국제학술지 ‘미국의학협회지(JAMA)’ 9일자에 발표했다. 미국 내 갑상선암 검진의 정확도와 예방 효과, 갑상선암 사망률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한 결과다.

연구진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최근 10년간 갑상선암 발병률이 연간 4.5%씩 가파르게 증가했다. 미국 내에서 발병하는 암 중에는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같은 시기에 갑상선암 조기 검진 역시 확대됐다. 그러나 갑상선암 환자의 사망률에는 큰 변함이 없었다. 조기 검진에 따른 예방이나 조기 치료의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얘기다.

연구진은 갑상선암 환자들의 예후가 대부분 좋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갑상선암의 사망률 자체가 워낙 낮다는 것이다. 2013년을 기준으로 미국에서 갑상선암 확진을 받은 환자 수는 인구 10만 명당 15.3명이었지만, 이들 중 98.1%는 최소 5년 이상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의 경우에도 암 중에는 갑상선암의 발병률이 가장 높지만, 감상선암으로 사망하는 환자 수는 인구 10만 명당 약 0.5명 수준이다.

연구진은 갑상선암 조기 검진이 과잉 진단과 과잉 진료의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술 없이 추적 관찰만 해도 되는 환자에게까지 수술을 받도록 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한다는 것이다. 갑상선 수술을 받게 되면 환자는 평생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된다. 연구를 이끈 제니퍼 린 미국 카이저퍼머넌트보건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갑상선암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일상적인 검진은 받지 않는 편이 좋다”고 권고했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기자kyunge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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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donga.com/3/all/20170509/84277248/1#csidxc171bb0a8637160aedd9ead58df7e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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